2007년 4월 28일 토요일

민사고 - 연세대 모의논술 채점 결과…정확한 분석 "OK” 양비론 "NO”

[세계일보] 2007. 03. 25


지난 19일 연세대가 공개한 2008학년도 다면사고형 모의 논술고사의 우수 답안 및 채점 결과가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논술 채점 결과를 통해 올해 논술고사의 출제 방향과 채점 기준 등을 가늠할 수 있어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우선 좋은 점수를 얻은 답안들은 수험생의 분석과 논리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공통점이다. 반면 틀에 박힌 인용을 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사례를 든 경우, 지식을 단순 나열했을 경우, 수험생의 주장이 드러나지 않는 양시양비론을 펼쳤을 경우엔 낮은 점수를 얻었다.


연세대 인문계 논술의 경우 데이비드 흄의 ‘인성론’(철학), 문화인류학자 시오도어 베스터의 ‘도쿄의 일상생활’(사회학), 시몬 드 보부아르의 ‘계약결혼’(문학) 등 제시문을 읽고 답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김동노 출제위원장은 “인문계 논술에서 자기주장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양시양비론과 논술학원이 애용하는 진부한 인용문구를 사용하는 경우도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며 “문제의 요구를 따르면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인구당 변호사 수가 늘어난다는 통계 자료를 단순히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설명하는 답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한국 사회에서 갈등이 한국의 변호사 수가 서구에 비해 적은 현상을 ‘갈등 자체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갈등 해결이 많기 때문’이라고 독특하게 해석하거나 한국 사회에 계약적 관계가 늘어난 원인을 ‘경제 위기’에서 찾아낸 글도 분석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었다.


자연계 논술은 수리, 수학·과학 통합, 물리·화학·생물 통합 등 세 문제가 출제됐다. 이 중 수리 논술은 단면의 길이와 체적을 구하는 과정을 제시한 뒤 공식 유도 과정의 타당성을 논하라는 문제로, 한 가지 답이 있는 문제를 피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유형이다. 자연계 논술에서는 글과 그림, 수식 등을 적절히 섞어 수학·과학의 개념을 설명한 글이 우수 답안으로 뽑혔다. 하지만 논술이라는 특징을 간과하고 비논리적인 문장을 사용하거나 과학적 사실을 단순 나열한 경우, 수학문제를 풀듯이 수식으로만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특히 100점 만점에 인문사회계열은 평균 70.35점, 자연계열은 62.75점으로 자연계 응시자들이 전반적으로 문제풀이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학생들이 단순히 공식을 쓰는 데 익숙해져 있다가 공식 유도 과정을 보고 풀이 과정을 글로 쓰는 문제를 풀다 보니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논술 답안 중 ‘물의 순환’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도록 한 문제에서 물의 순환 원리와 함께 단계별 에너지 전환과 물의 상태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글이 우수한 평가를 얻었다. 아울러 이 글은 단계별로 에너지 보존과 질량 평형의 측면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부분이 돋보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