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30일 월요일

민사고 - 민사고 보내는 학원이 있다면서요?

여러분은 학교 수업을 마치면 무엇을 하시나요? 집에 돌아와 씻고, 숙제하고, 책 읽고, 친구들 만나서 즐거운 얘기도 하고, 때로는 밖으로 나가 즐거운 놀이도 하시나요? 요즈음 흔하게 들리는 말에 ‘무한경쟁시대’라는 것이 있습니다. 끝없이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말이겠죠. 경쟁을 하자면 남들이 쉬는 시간에 쉬지도 못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이길 수 있겠죠. 여러분은 지금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습니까? 그래서 쉬지도 못하고 매일 공부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알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여러분과 비슷한가요? 아마 그럴 것입니다.


요즘 아파트 놀이터는 주인을 잃었다고 합니다. 놀이터는 있는데 노는 아이들이 없다는 말이죠. 다 어디서 무얼할까요? 아마도 많은 경우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비슷한 공부들을 하고 있다고 할 때 거기서 경쟁의 우위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경쟁하기 위하여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지 실제로 남보다 낫게 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다 그런 공부들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남보다 나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설명회 중에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바라는 것은 아마도 학생들이 1등하고 또는 남보다 월등히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것일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자녀들이 Best One이 되기를 바란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자녀들을 Best One으로 키우려고 하시면 자녀들이 대단한 경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은 행복하지 못하여 이런 사람으로 변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으로 변하게 되겠습니까?” 시간이 좀 흐르면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성이 들려옵니다. 여러분은 답이 무엇인지 아셨나요? Best One이 되려고만 하면 학생들이 어떻게 될까요? 늘 1등 하려고만 하면 개성과 특성이 없고, 감정이 무뎌지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한마디로 ‘목석같은 사람’이 됩니다. Best One이 Be Stone으로 변하는 거죠. 여러분은 돌맹이같이 차가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즐거운 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을까요? Best One이 되려고 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개성과 능력을 차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Only One이 되려고 노력하십시오. 1등이 아니어도 여러분이 흥미를 가지고 잘 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생활하고 공부하면 아마도 무한경쟁시대를 진정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람들이 되려고 애쓰지 마시고 ‘유일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십시오.


아마도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으로 달려가게 되는 것은 Best One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겠죠. 아니면 조금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학원도 넓은 의미에서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습니까. 교육을 하는 곳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시장 즉, ‘장사’하는 곳이라는 말이죠. 학원도 교육을 하는 곳이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분! 여기에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학원은 도움을 받는 곳입니다. 학원이 교육의 전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 본인이 공부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돈을 내고 그 부분에 도움을 받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학원이 교육을 완성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학원만 다니면 모든 공부가 저절로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수업은 무시하고 학원 수업에 모든 노력을 다 기울입니다. 학원에 도움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학원에다 자신을 또는 자녀를 맡겨 버립니다. 학원보고 책임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교육에 대해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교육 전체에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학원을 다니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학원에 아이를 통째로 맡겨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민사고 입학전형을 마치고나면 각종 학원에서 해당 학원 출신자 몇 명이 민사고에 합격했다고 광고를 합니다. 학원들이 발표하는 자기 학원 출신 민사고 합격자 수를 다 더하면 몇 명이나 될까요? 이러한 숫자를 다 더하면 아마도 민사고 수십 개는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학원은 앞에서 말했듯이 ‘장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해야 한다는 말이죠. 이러한 광고를 보고 많은 분들이 그 학원을 다녀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거리에 관계없이 등록을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학원이 그 학생을 민사고에 합격시킨 것인가요? 그런가요? 아닙니다. 학생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 학원의 약간의 도움을 받아 합격한 것이라는 말이 맞는 것입니다. 학원은 ‘장사’를 위해 필요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학원을 가시려거든 진정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을 선택하십시오.


민사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중의 하나는 창의력입니다. 창의력은 단순히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창의력은 배운 지식을 잘 활용하여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일 것입니다. 입학전형을 하면서 지원자들에게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가지고 있는 지식에 비해서 그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 대단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듣고 배워서 알고 있는 것은 많을지 모르지만, 배운 것을 가지고 생각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소홀히 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 아시죠? 지식이 많은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지식을 활용해서 어떤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더욱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하는 공부는 구슬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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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사관고등학교 부교장 엄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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