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30일 월요일

민사고 - 달리기

민사고의 하루 일과의 시작은 신성(晨省)이라고 하는 것으로 집안의 부모님을 대신해서 선생님에게 큰 절로 인사드리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첫 번째 교육프로그램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침 운동입니다. 민사고가 재학생들의 대단한 원성(재학생들은 아침 운동이 필요 없고 귀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졸업생들은 아침 운동을 대단히 유익한 것으로 그리워합니다)을 무릅쓰고 아침 운동을 실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학업보다도 우선하여 필요한 것이 건강한 신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무리 학업능력이 우수하다고 해도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 우수한 능력을 펼칠 수 없습니다. 민사고가 모든 재학생들에게 아침 운동을 하게하고 심신단련품을 이수하게 하는 것은 학생들이 건강한 몸으로 오랫동안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 때문입니다.


2006년부터 민사고 입학전형의 마지막 단계로 4Km 달리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과도한 학업으로 지친 심신을 운동을 통해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고 그럼으로써 학생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민사고 운동장의 트랙은 400m입니다. 면접이 끝나고 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여서 운동장 트랙을 10바퀴 달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 달리기는 기록경기가 아니므로 시간을 측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주어진 과제인 4Km를 완주할 수 있는가를 판정하게 됩니다. 과제수행능력과 더불어 학생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은 함께 운동장을 달리면서 민사고에서의 추억(?) 한 가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에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것 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달리기

[시사저널] 2005. 12


“민사고(민사고) 덕분에 화목해지는 가정 많겠는데요.” 서울 강남에 소재한 한 입시 학원 원장의 농담 섞인 예언이다. 이유는 새로 바뀐 민족사관고의 입시 전형 방식 때문. 이 학교는 내년부터 1차 서류 합격자에 한해 4km 달리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합격 기준은 완주. 제한 시간이 없는 만큼 설사 걷는 한이 있더라도 완주만 하면 된다.


현재 운영 중인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 중 달리기를 전형 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는 민족사관고가 유일하다. 4km 달리기를 통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수인 건강 체력을 측정하려 한다는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 입시를 준비한다고 건강을 소홀히 하는 학생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달리기를 새로 전형에 포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게는 이런 ‘배려’가 전혀 달갑지 않은 듯하다. 한 중1 엄마는 오늘 밤부터 온 가족이 공원을 뛰어야 할 모양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모든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입시 부담 증가로 받아들이는 이 희한한 교육열 앞에서라면 화목한 가정이 많아질 것이라던 학원장의 예언은 필시 족집게처럼 맞아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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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사관고등학교 부교장 엄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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