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30일 월요일

민사고 - 영재판별검사 예제

영재판별검사를 치르는 학생들을 보다 우연히 학생들이 휴식 시간에 보는 책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대단히 어려운 지식(어떤 것은 대학 수준)과 그에 관련한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대단한 선행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문제집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기관에서 제공한 자료인 듯한데, 표지에는 ‘민사고 영재판별검사 대비’라고 쓰여 있더군요. 그때 받은 느낌은 ‘이 책으로 공부한 학생은 절대 합격하지 못 하겠구나’였습니다. 그 학생의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이것이 바로 영재판별검사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에서 비롯된 착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 기관에서 가장 잘 할 수 있고 선생님들이 익숙한 것이 단순 지식을 제공하는 것 뿐 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의 영재판별검사 문제 예제를 보면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과연 대단한 지식이 필요한지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문사회영역 예제 1]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으로 흔히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꼽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어를 사용할 줄 알며, 언어는 인간 자체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의 하나인 언어에 대해서 폭 넓게 이해하는 일은, 결국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된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인간 상호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호의 체계를 뜻한다. 그렇다면, 인간 자체의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언어의 본질을 비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떤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언어’를 비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아래 A에, A로 표현할 수 있는 근거, 또는 이유를 B에 각각 넣어서 총 10개의 문장 형태로 된 답안을 완성하시오.


언어는 (  A  )이다. (  B  )니까.

* 유의사항

1) 10가지는 그 의미가 각각 독립적이어야 합니다.

2) 작성된 답안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우, 답안 사이에 의미의 유사성이 발견될 경우에는 감점될 수 있습니다.

3) 답안은 반드시 문장 형태로 완성해야 합니다.


[인문사회영역 예제 2]


아래의 사례와 대화를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가”국의 사례>

1960년대 초반에 일인당 국민소득이 82달러에 불과하였던 “가”국은 효율성(效率性: Efficiency, Effectiveness)에 바탕을 두고 성장 위주의 정책을 운용한 결과 1990년대 중반에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일만 달러에 이르고 수출도 급성장하는 등,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지역간, 계층간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과소비와 향락의 풍조가 사회에 만연하는 등 그 폐해가 날로 커져갔다. 심지어 극빈층에 해당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개선되지 않는 암담한 현실상황을 비관한 나머지 가진 자들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을 표출하며 범죄 단체를 조직하고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들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느꼈고 급기야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나”국의 사례>

“나”국은 1913년에 금 보유액만도 2억 5,600만 달러에 달하여 세계 5위를 기록할 만큼 선진국 대열에 있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국민의 욕구 상승에 부응하여 고임금 체제로 나아갔고, 1960년대에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무릅쓰면서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였다. 그 결과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었다. 1980년대 이래 인플레이션은 연평균 200%에 달하였고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1960대를 100으로 할 때, 50 수준으로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경기침체는 정치혼란을 가져왔고, 새로운 지도자는 또 다시 인기정책을 폄으로써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의 악순환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는 더욱 심화됨으로써 형평성(衡平性: Equity)에 초점을 맞춘 분배 위주 정책의 본래 목적의 달성도 오히려 더욱 더 곤란해지게 되었다.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는 성장과 형평성을 바탕으로 하는 분배의, 상호 조화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관하여 설명하시오.


[수리과학영역 예제 1]


추운 겨울에도 강물은 표면만 얼고 깊은 곳은 얼지 않아 물고기가 살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1) 강물이 표면부터 어는 이유를 설명하시오. 2) 이런 현상이 생기는 원인을 물 분자의 특성으로 설명하시오.


한마디로 영재판별검사는 아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쓰는 것입니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결과를 만들었는지 과정을 독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민사고 입학전형의 2단계까지 온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은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지식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면 됩니다. 영재판별검사에 응시하게 되는 서류전형 합격자들은 제발 새로운 지식을 배우느라고 노력하지 마시고 알고 있는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창의적인 방식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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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사관고등학교 부교장 엄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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