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30일 월요일

민사고 - 영어만 잘해도 민사고 거뜬히 들어간다는데요?

매년 민사고 입시 결과가 발표되면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게 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이번 입학생의 토플 평균이 275점이래. 민사고는 영어만 잘하면 무조건 합격이야.”입니다. 민사고에서 영어상용 정책(EOP)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만 잘하면 합격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민사고가 영어상용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는 영어 의사소통능력의 극대화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본 학업 능력이 낮은 상태에서 영어만 잘하는 학생은 절대 민사고에 합격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영어 능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특기를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우수함을 입증하는 것이 합격의 가능성은 더 많을 것입니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영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여러 시험(TOEFL, TEPS, TOSEL, TESL)에서 기준 점수제를 폐지하였습니다. 국제계열의 경우 토플 기준으로 240점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데, 실제 입학생들의 평균은 280점에 이르렀습니다. 학생들이 토플 고득점을 위해 하는 노력은 정말 눈물겹습니다. 학생들이 영어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서 너무도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너무나 많은 돈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민사고가 영어의 기준 점수제를 폐지한 이유는 고득점을 받기 위해 정말로 중요한 것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데 있습니다. 토플에서의 점수 차이는 실제 영어 능력의 차이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점수 차이 1-2점이 학생의 영어능력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자신이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점수가 민사고에서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하면, 영어 점수 더 높이는데 시간을 쓰기 보다는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향상시키는데 사용하십시오.


민사고에서 영어로 생활하고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 가자면 기준점이 어느 정도일까요?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토플 CBT 기준으로 240~260점 정도이면 민사고에서 생활하고 학습하는데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점수 따기 식의 공부를 해서 얻는 토플 점수가 아니고 진정으로 영어 공부를 해서 얻는 점수여야 하겠죠. 소위 말하는 족집게 내지는 찍기전문의 도움으로 점수만 받은 경우 실제 영어 구사력인 말하기와 쓰기에서 능력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민사고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영어 하나만 잘해서 민사고에 합격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분야에서 상대적인 우수함을 지니고 있으면서 영어를 잘하는 학생의 경우는,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영어를 잘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단순하게 영어만 잘하는 경우는 합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민사고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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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사관고등학교 부교장 엄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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