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5일 수요일

개별탐구학습(IR - Individual Research) 시간에 정말 아무거나 할 수 있어요?

그동안 시행되었던 민사고의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정규수업이 놀라울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96년 개교 당시에는 하루 정규수업이 15시간에 공휴일 및 국경일에도 수업을 했었습니다. 한마디로 학생들은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후 점차적으로 정규수업이 하루 8시간 정도까지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부담은 그래도 심한 편이었습니다.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그리고 일년의 거의 모든 날을 공부만 한다고 해서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을까요? 물론 공부의 양이 많으므로 어느 정도 학업 능력이 향상될 수 있겠습니다만, 그 미미한 향상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도 소중한 것은 아닐까요. 민사고는 2004학년도부터 정규수업을 하루 6시간으로 줄여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2시간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개별탐구학습(IR)시간으로 배정하여 과중한 학습 부담을 줄이면서,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고, 진로와 관련한 여러 경험과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IR이란 학생들이 교육과정에 연연하지 않고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완전 자율 선택에 의한 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이 시간에 전교사는 정규수업이 없기 때문에 각각의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IR 시간에 개설할 수 있는 강좌와 수강인원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으며, 학생이나 교사가 함께 연구하고 학습하기를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개설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선택에 따라서는 이 시간을 교과활동을 하지 않고 개인 연구시간, 봉사활동시간으로까지 활용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휴식을 취하는 것 까지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하라는 것이 IR을 운영하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의 민사고 학생이 신입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쓴 글에서 민사고의 IR에 대하여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얘들아 안녕!

벌써 내가 학교에 처음 들어온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어. 너희들도 처음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지?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많아서 더 힘들거야. 입학을 하고나서 수업을 하기 시작하면 IR수업을 시작할거야. 월요일이랑 목요일은 8교시 내내 수업이 있어서 IR이 없지만, 화, 수, 금요일에는 7,8교시 그리고 토요일 3,4교시가 IR시간이야. IR은 원래 Individual Research 라고해서 자신이 조금 더 하고 싶은 공부들을 하는 시간이야. 대체로 학교에서 수업하는 과목들의 심화학습이 이루어지지. 수학, 과학, 영어에서부터 체육활동들 그리고 외국어 수업까지 IR수업들은 굉장히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어떤 수업들은 학점을 인정해 주기도 해. 다만 학점을 인정해주는 IR수업들은 꼬박꼬박 출석체크를 하고, 수업에 빠지면 정규 수업시간들과 같이 결석으로 처리되니 주의해야 해. 그럼 이제 IR시간에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에 대해 알아보자!


1. 수업

앞에서도 말했듯이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수업들이 열리게 된다. 이외에도 IR시간에는 정규 수업시간에는 할 수 없었던, 실험수업, 교양으로서의 상담과정 등 다양한 과목들이 개설될 수 있어. 학교 홈페이지 IR신청항목에서 개설되어 있는 모든 교과 과목들을 확인할 수 있으니, 잘 골라보고 거기 쓰여 있는 설명을 잘 읽어보고, 주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좋은 수업들을 수강할 수 있을 거야.


2. 자습  

IR시간에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특권은 자습이지. IR시간에 원칙적으로 방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따라서 해당 IR시간에 아무 수업도 신청하지 않았다면, 자습을 해야 해. 자습을 할 수 있는 곳은 여러 곳 있어. 가장 먼저,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계셔서 가장 정숙한 분위기에서 자습을 할 수 있지. 너무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해. 많은 서적 자료들이 있어서, 공부를 하다 필요한 책이 있으면 바로 찾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 다음은 면학실. 기숙사 11층이 면학실인 것은 알고 있겠지? IR시간에 면학실에서 자습을 하는 것도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야. 면학실 또한 그 이름에 걸맞게 항상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 되니까, 집중해서 공부를 할 수 있어. 또 가능한 곳은 선생님들 오피스야. IR시간에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 오피스는 자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야. 특히 자기가 이번 IR시간에 공부하고 싶은 과목의 선생님 오피스에 가서 자습을 하면, 궁금한 게 있을 때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3. 교과 외 활동

IR시간은 자기 주도적 시간인 만큼,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들을 할 수 있어. 축구, 농구, 테니스 등 많은 체육활동을 할 수 있어. 또한 기타를 친다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의 음악활동을 할 수도 있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다던가, 산책을 하는 등 여가생활을 할 수도 있지. 하지만, 학교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숙제를 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또 자기 공부를 할 시간도 상당히 필요하니, 너무 다른 활동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학교 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생기기도 해. 가끔씩은 기분전환을 위해서 여가생활을 하는 것도 좋지만 IR시간이 원래는 정규 수업시간에 포함되어 있는 만큼, 최대한 학교 교과 공부에 충실하도록 노력해.


4. 수면과 휴식

IR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잠을 자는 거야. 아침에 6시에 일어나서 빡빡하게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아무래도 잠이 많이 부족하게 돼. 수업시간에 자는 경우도 많지만, IR시간에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면 아무래도 부족한 수면시간을 많이 보충하여, 수업시간에 졸거나 자습시간에 자는 낭패를 줄일 수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풀밭에 누워서 햇살을 맞으며 자는 것도 좋아. 다만 앞에서 말했듯이, 너무 휴식만 취해서, 정작 자신이 IR시간에 꼭 들었어야 할 수업 아니면 꼭 했어야 할 일들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래.


IR시간을 흔히 민사고 생활의 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만큼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지. 때로는 아무 구속 없이 자기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주일에 8시간이나 되는 IR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면 안 된다는 거야. 효율적인 계획을 짜서 IR시간을 잘 활용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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